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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이라면 대전을 걸어보자.
    카테고리 없음 2020. 10. 14. 10:02

    떠남을 생각해본다. 여행이라는 단어가 뒤따라온다.  떠났다 출발지에 다시 돌아올 것을 기약한다면, 그 기간에 상관없이 그것을 여행이라  생각해왔다. 이번엔 머무른다를 생각해본다. 떠남, 머무름, 돌아옮 이 순환되어 여행을 구성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 우리의 삶은 머무는 것이 출발점인가? 떠남이 출발점인가? 삶을 여행이라 여기라는 조언을 어렵지않게 구한다. 그렇다면 언젠가는 되돌아온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 여행이라면 우리의 삶은 머무름이 출발점이어야한다. 우린 결국 어디선다 머무르다 여기에 왔고 이곳에 있음이 여행이라면 되돌아 가야할 곳이 그 출발점일것이다. 하지만 마치 기억상실자가 된 것 처럼 어디선 왔는지는 전혀 스스로는 알 수가 없다. 부족하지만 알 수 없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나름대로 생각해보았다.

    관계를 통해 벌어지는 상호작용이 원인이 되어 생겨나는 결과가 곧 有이고 , 존재하나 개별적인 것일 때엔 어떤 원인도 만들지 못하므로 결과도 없으니 그것이 곧 無이다. 그러니 있는것이 곧 없음이고 없음이 곧 있는것이다는 관계라는 차원을 거쳐야한다. 나는 내가 無였기에 머물렀던 곳과 되돌아가야 할 곳을 모르는게 당연하다고 느낀다.  그러다 보니 생각은 여기에 이르게 되었다. 거시적 맥락에서 보면 우주 전체에서의 인식된 삶은 어디에 있든 여행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나는 지금 대전을 여행중이라는 깨닫음에 도달했다. 물한병, 우산하나들고 걷기를 시작했다. 첫번째 여정은 대전 중구 태평동에서 카이스트, 두번째 여정은 대전 중구 태평동에서 우송대학교, 세번째 여정은 대전 중구 태평동에서 신탄진 기차역 이었다. 목적지는 세곳이었지만 한 출발점에서 이 세곳의 목적지를 가는 여정은 참으로 다양하고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다음은 목적지가 카이스트인 경우의  3가지 여정을 지도로 옮겨보았다.

     

    출처:네이버지도

    1번 여정: 되도록 작은 길과 골목길을 따라걸었다.

     태평동 파라곤 아파트 정문 출발  - 태평교 건넘- 직진하면- 변동4거리 직진으로 도마동 방향으로 건넘- 언덕길을 걸어올라 계속 직진함- 조달청과 배재대학교 앞 큰도가 나옴- 이곳에서 시간이 있다면배재대를 가보는 것도 좋다. 배재대안엔 작은 우체국이 있다. 그곳에서 엽서를 보낼수 있음. - 배재대정문을 등지고 왼쪽 방향으로내려 가면 -도마동 여성가족원과 서대전 여고정문이 나타남. 이 두 건물 사이길이 도솔산 등산로가 . 이 주변에 한옥이 있는데 이것은 수정재가 있음. 밀양손씨 문중 재실임-  내동 방향으로 계속 걸어감- 안골 네거리에서 대전 외고 방향으로 걸어감- 코오롱 아파트 부터 갈마도서관 사이에 맛집

    있음:

    이 근처에서 식사 하면 좋음- 대전일보사 사옥- 계룡건설 사옥- 이마트 트레이더스 - 육교- 한빛아파트 -유림공원-카이스트.

    2번 여정: 태평동 파라곤 아파트 정문-유등천 둑방길- 수침교- 롯데 백화점- 갤러리아 백화점- 대전 정부청사- kbs사옥-대덕대교 -과학관-카이스트

    이 길은 번잡한 도심을 관통하는 여정. 길은 깨끗하고 좋지만 지루함.

     

    3번 여정: 태평동 파라곤 아파트 정문- 유등천 으로 내려감- 유등천 산책로를 따라 평송 청소년 수련원까지 계속 걸음- 다시 도로 위로 올라옴-둔산대교-tjb사옥 : 고트빈이라는 갤러리 카페에서 잠시 쉬어가도 좋음- 다리를 건너서 왼쪽 방향으로 감- 과학관- 카이스트

     

     

     

     

    다음은 태평동에서 우송대로 가는 여정이다.

    출처:네이버지도

    대략 2시간이 넘는 시간이 걸린다. 이 여정은 나름 낭만적인것이 오래된 동네의 골목길을 거쳐서 구 도심을 관통하며 옛 학교들을 보기도 했다. 작은 주택집들의 담장너머로 피어난 꽃들도 볼 수 있어서 좋다.

     

    대전 태평동 파라곤 아파트 정문 등지고 오른쪽 방향으로 직진-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로 길건넘- 쌍용 예가 아파트 정문- 장미 아파트 정문에서 정문 바라보고 왼쪽 태평유치원쪽- 이경약국 등지고 우회전- 태평동 구 굴다리 - 하나은행 본점- 하나은행 본점 등지고 좌회전- 동서로 네거리 에서 충남여고 방향 언덕길-  목동 네거리에서 우회전- 작은골목길이 나옴 이길이 70년은 된길임- 옛 충남 도청 - 충남도청 정면 대전역 방향 직진- 대전역 굴다리- 우송대

     

    이길엔 거의 백년이 되려는 학교, 50년이 되는 연립, 70년이 된 골목길, 구 충남도청관사, 등 옛 대전의 역사를 느낄 수 있는 여정이다. 비오는날 걸으면 더 좋다. 우송대 근처엔 점집도 많다. 그곳에 병보살이라는 역술인이 살았는데 그녀는 병을 닦다가 신이 들렸다 한다. 오는 사람마다 직업을 척척 맞춘다한다.

     

    다음은 대전 중구 태평동에서 신탄진 기차역으로 가는 여정이다. 정말 멀다.

     

    출처:네이버지도
    출처:네이버지도

    태평동 파라곤 정문 출발하여- 태평동 오거리 충남여고방향-굴다리- 충남여고-달달빵집- 오정동 한남대 오거리-중리동 방향 직진-조차장- 2번 버스길을 따라감.

     

    이여정은 넓은 들판을 걷는 기분과 늘 차를 타고 갔던 익숙한 길이지만 처음 가보는 길처럼 느껴지는 생소함 그리고 온 몸의 힘이 다빠질때 오는 정화되는 기분이 어우러져 걷는 여행의 중독에 빠지게 했다.

    쉬지 않고 걸을때 거의 5시간이 소요된다. 직선으로 18km정도이나 이리 저리 걷다 보면 훨씬 멀다.

    특히 이여정속에서 만나게 된 대전 조차장, 대전시 대한 통운 사옥부터 신탄진 사이에 점점이 있는 몇채의 집말고는 펼쳐진 사람을 위한길과 하늘,  그리고 멀리서 나그네가 되어 보게 되는 새로운 동네가 시작되는 입구등은 참으로 감동이었다. 목적지 였던 신탄진역이 1906년 부터 있었다는 것도 놀라웠다. 신탄진역에 들어가보니 두개의 플랫폼이 있었고 낡은 벤치가 있길래 앉아보았다. 천정으로 비쳐드는 햇살이 참 한가해보였다.

     

     

    도시를 걷는건 매력적이다.  차를 타고 다니는 것이 일상이 된 지금 오로지 걷는것만으로 진행되는 여행은 상상력을 채워준다. 이모퉁이를 돌면 무엇일까? 이다리는 이름이 뭐지? 여기도 길이 있었구나! 도시는 사람이 사는 곳이니 모든 곳에 길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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